여수 밤바다를 보려면 이순신 광장에서부터 하멜등대에 이르는 거리를 산책해 보면 된다. 대부분의 뚜벅이 여행자들이 이순신 광장으로 모이게 되는데, 이순신 광장에서 버스로 향일암을 가는 방법에 대해 알아보자.
이순신 광장에서 여수당을 거쳐 좌측으로 약간만 올라가면 하나은행 정류장이 있다. 그곳에서 111번이나 113번을 타면된다. 그런데 생각보다 시간대가 넉넉하게 되어 있어서 미리 출발시간을 알아보고 움직이는 것이 도움된다. 가깝게 있을 때는 20분에 한대가 있지만 어느 시간대 이냐에 따라 한시간 만에 있을 수도 있으니 말이다.
이순신 광장을 출발한 버스는 약 한시간(실제는 50분 정도)을 달려서 임포 정류장에 도착하는데 이곳이 마지막 종점임과 동시에 향일암을 올라가는 기점이다. 사진에서 보는 곳에서 차량이 터닝을 한다. 그러므로 다시 내려가고자 할 때에도 근처에 출발시간이 적어져 있으니 미리 확인하고 한바퀴 돌아보는 것을 권한다. 도착 후 한시간 단위로 차량이 있다고 생각하면 된다. 사실 돌아보니까 한시간은 좀 짧고 두시간이 적당했다. 내 위장을 위해 뭐 먹을 시간도 배려해 줘야 하니까.
올라가는 길은 두가지다. 평탄한 도로를 걷는 길과 계단을 걷는 길이 있다. 올라갈때는 계단을 추천하고 내려올때는 도로를 이용하는 것이 좋아 보인다. 왜냐하면 계단에 저런 귀여운 동자승이 떡하니 지키고 있기 때문이다. 나랑 사진 같이 찍워줘잉....
동자승을 지나면 바로 등용문이 나온다. 옆에 등용문이 무엇인지 그 뜻을 적어놓은 글이 있는데 거꾸로 나오던 한 무리의 가족 중 어머니가 고등학생 정도로 보이는 학생에게 등용문이 무엇인지 읽어보게 했다. 그런데 학생은 굳이 읽어볼 필요 뭐 있냐면서 거부하고, 어머니는 기어코 읽어보게 하려는데 한참 씨름을 했다. 결국 사춘기 학생이 이겼다. 나는 그말다툼의 시간 동안 조용히 기다려 주었다. 저 사진을 찍어야 하는데 비켜줘야 말이지.
다른 블로그의 사진에서 많이 보았던 장소다. 신기하게도 바위 틈 사이에 길이 있다. 밖은 엄청 더운데 저 안으로 조금만 들어가면 시원한 바람이 분다. 사람이 없는 때를 기다려서 찰칵. 사람들이 오면 한두장 찍고 가는 것이 아니라 여기서 한참을 머무르면서 인생샷에 도전하는 모습니다. 그러니 때를 잘 맞춰야 한다.
항일암에 오르면 제일 먼저 소원쪽지를 보게 된다. 무슨 소원이 이리도 많을까. 하긴 나도 소원이 있으니 다른 사람도 당연히 있겠지. 이래저래 인간은 소원만 빌다가 죽는 동물인가 보다.
희망과 소원은 다른가? 잘 모르겠지만 모든 사람들에게는 바램이라는 것이 있다. 바램을 넘어서면 소원이 되는건가? 여튼 수도 없는 소원들이 적혀져 있다. 부처님이 각자의 소원들을 하나하나 모두 읽어보시려면 한참 걸릴텐데.
천수관음전에서 위로 올라가는 계단이 있는데 따라 올라가 보면 때로는 넓어졌다가 다시 한사람 겨우 지나갈 만큼 좁아졌다가 하면서 길이 이어진다. 이런 암벽 내부에 어찌 길을 내어 사람들이 통하게 하고 그 위쪽으로 불전을 지었는지 새삼 놀랍다.
향일암은 해를 향한 암자라는 뜻이라 한다. 서기 644년 신라 선덕여왕 13년에 원효대사가 원통암이라는 이름으로 창건하였던 암자다. 그러다가 금오암으로 개칭되었다가 조선 숙종 41년인 1715년에 인묵대사가 향일암이라고 명명하였다 한다. 임진왜란 때는 충무공 이순신 장군을 도와 승려들이 왜적과 싸웠던 근거지이기도 하였다.
향일암에 대표적인 불사인 원통보전이다. 많은 사람들이 사진도 찍고 절을 하면서 예의를 갖추는 곳이다. 힘들게 올라와서 원통보전을 보면서 마음을 추스르는데 뒤돌아 보면 멋진 남해의 모습이 펼쳐진다.
향일암을 내려가는데도 그냥 보내주지 않는다. 멋진 길을 몇군데 더 통과해야 겨우 내려갈 수 있다. 자연을 최대한 유지하면서 길을 낸 선조들이 대단하다.
내려가는 길에 전망대로 올라가는 길이 있다는 표지판이 있어서 버스 시간도 남았고 하니 올라가 보았다. 계속 나무 데크로 만든 계단으로 이어지는데 올라가 보면 사진 스팟 좋은 장소를 몇군데 발견한다.
다만, 전망대까지는 가봐야 사실 별 거 없다. 좋은 경치가 나오면 빨리 찍고 내려오면 된다.
향일암을 돌아보고 내려오는 길은 다리가 후들거린다. 향일암만 보고 가면 별거 아닌데 기어코 전망대를 올라갔다 왔으니 말이다. 날씨는 뜨겁고 점심 때는 다 되었고 버스 시간은 남았고. 그래서 향일암 쉼터라는 곳을 들렀다. 왜냐고? 야외 의자가 있어서 코로나로 부터 안전하다는 생각?
앉자 마자 갓김치부터 주시는데 막걸리를 부르는 맛이다. 갓들깨수제비에 막걸리 한사발. 향일암을 오르면서 수많은 갓김치 맛을 봤는데 이집 갓김치 맛이 제일이다. 택배로 두 집에 갓김치를 보냈다. 모두 만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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