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비오는 날, 무더운 여름 가볼만한 곳. 전쟁기념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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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홀로 떠나는 여행

서울 비오는 날, 무더운 여름 가볼만한 곳. 전쟁기념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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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비 오는 주말에 갈만한 곳을 찾아보다가 전쟁기념관이 눈에 들어왔다. 주말에 오는 비는 반갑지 않은데, 도리어 비 오는 날 가볼만한 곳이 있어 좋다. 우산 하나 걸쳐쓰고 전쟁기념관을 찾는다.

전쟁기념관 전경

전쟁 그러면 6.25를 떠올린다. 임진왜란도 있고 살수대첩도 있고 수 많은 전쟁사가 있지만 일단 6.25가 가장 먼저 떠오른다. 한반도는 오래 전 부터 전쟁이 끊이지 않았다. 3국시대 부터 땅따먹기 전쟁이 계속 이어져 왔다. 그런 전쟁의 역사를 가진 우리나라는 사실 불행한 전쟁과 관련된 역사들이 많다. 전쟁기념관은 온통 전쟁과 관련된 역사들이 기록되어 있다.

남침을 모의하다.

소련, 중국, 북한 등 공산주의 나라들이 어느 날 남침을 결정한다. 남쪽에 살고있는 남한이 자기네들 보다 잘 사는 거 같아서 배아팠을까? 남한의 정치 양상이 하두 기가 막혀서 혼내주려고 그랬을까? 특별히 경제적으로 잘 살거나 정치적으로 우월하지도 않았는데 그들은 남한을 목표로 6.25일 새벽에 전쟁을 일으켰다.

피난길에 오르는 시민들

산 너머 포탄이 쏟아지면서 붉게 타오르는 모습, 그리고 천둥소리 보다 더 큰 폭발음에 화들짝 놀란 시민들은 모두 밖으로 쏟아져 나왔다. "이게 무슨 일이여?" 그러게요. "뭐가 저리 난리여?" 전쟁은 시작이라는 신호도 없이 그렇게 시작되었다. 동네 사람들이 사라졌다는 소문과 함께, 남자들은 잡혀가고, 집과 창고는 불탔으며, 동물들은 피를 흘리며 죽어갔다. 결국 전쟁이 무서운 남한 사람들은 봇짐을 싸고 칭얼거리는 애들 손을 이끌며 기약없는 피난길에 나섰다.

목숨걸고 싸우리

대부분의 사람들이 전쟁을 피해 도망가고, 때로는 학살되었으며, 마을이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그럼에도 겨우 살아남은 젊은 사람들은 군에 징집되었다. 학도병이 된 청년들도 군에 징집된 청년들도 있었지만, 북한군에 발각되어 끌려간 청년들도 있었다. 형인 박규철은 남한군에 들어가고 동생인 박용철은 북한군에 들어가게 된다. 이 무슨 기이한 현상이란 말인가.

힘을 합쳐 이겨내자

전쟁은 형, 동생을 가리지 않았다. 친구도 친척도 존재하지 않았다. 동네 사람들도 평상시 알고 지내던 사람들도 서로가 쏜 총알은 피해가지 않았다. 그저 적과 아군만 존재할 뿐 죄책감도 감정도 존재하지 않았다. 그런게 전쟁이니까, 지면 안되는 것이 전쟁이니까.

21개국이 한국을 도우러 왔다

유엔이 처음으로 유엔군을 창설했다. 어려움에 처한 남한을 돕자는 것이었다. 남한이 어디에 있는지 남한 사람들이 어떻게 생겼는지도 모른다. 오로지 자유를 보호하기 의해 수만리를 날아 남한을 도우러 왔다. 21개국 형제의 나라들에서 수많은 젊은이들이 목숨을 걸고 전장에 뛰어들었다.

치열한 전투가 이어지고

전세는 변했다. 낙동강까지 밀렸던 국군은 유엔군의 도움으로 전선을 사수했고, 맥아더는 그해 9월 인천 상륙작전을 성공적으로 이루어냈다. 남한군에 입대한 형 박규철 소위도 유엔군과 함께 전선을 밀어 올리고 있었다. 포탄이 쏟아지고 온 천지가 화약 냄새로 뒤덮였지만 용감하게 적을 물리쳐 나갔다.

태극기 휘날리며 드디어 서울을 수복하다.

드디어 서울을 수복했다. 남한군은 감격적인 순간을 기억한다. 만세를 부르며 우리를 맞아주던 시민들의 웃음을 기억한다. 연기 자욱한 하늘에 휘날리는 태극기의 펄럭임을 기억한다. 그래. 우리 동료의 피로 그리고 우리를 도와주러 먼 길을 달려와 준 유엔군의 도움으로 우리는 드디어 서울을 되찾은거야.

전쟁 포로 수용소

북한군에 들어갔던 동생 박용철 하전사는 전세가 불리해지자 북으로 계속 밀려갔다. 압록강까지 밀리면서 이렇게 전쟁이 끝나나 싶던 순간 중공군이 북한을 도우러 왔다. 끝없이 밀려오는 중공군에 도저히 버틸 수 없었던 한국군과 유엔군은 철수를 할 수밖에 없었다. 이렇게 밀고 밀리기를 수십번, 휴전을 앞두고 서로 중요한 지점을 확보하기 위해 끝없는 고지 쟁탈전이 벌어졌다. 낼 모레면 휴전인데 상부에서는 저 고지를 기필코 뺐으라는 명령이 지쳐버린 양쪽 군인들에게 계속 전달되었다.

감격적인 형제의 눈물이 있는 형제의 상

윈주 치악산 고지. 벌써 몇번째 주인이 바뀌었는지 모른다. 낮에는 태극기를 휘날리며 남한군이 고지를 오르고 다시 밤에는 북한군이 고지를 올랐다. 내 동료의 시체가 나를 총알로 부터 보호해 주는 방패가 되었고, 피가 능선을 벌겋게 만들었다.
기어코 백병전이 벌어졌다. 칼빈 총에 대검을 장착하고 고지 한 중심부에서 싸우던 형 박규철은 어느 순간에 몸이 얼어 버렸다. 내 동생. 그래 죽은 줄 알았던 내 동생 용철이가 북한군이 되어 내 눈앞에서 총을 겨누고 있다니. 동생 박용철 하전사도 형을 알아봤다. 피로 얼룩진 형의 얼굴. 포화에 튄 흙 때문에 뒤덮인 얼굴이지만 분명히 너는 내 형 규철이가 맞지?
형제는 서로 부둥켜 안았다. 한참을 말없이 서로를 안아 주었다. 누구를 위한 싸움이란 말이냐. 내가 그동안 너에게 총질을 했었구나. 미안하다 용철아. 우리 이제는 헤어지지 말자. 하지만 여기저기서 대검 부딪히는 소리와 비명 소리가 끊이질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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