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 가볼만한 곳, 일봉산 만수사, 힐링 스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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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홀로 떠나는 여행

천안 가볼만한 곳, 일봉산 만수사, 힐링 스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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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 용곡동에 위치한 일봉산 만수사

천안에 가볼만 한 곳이 어디가 있을까? 충남 천안에 위치한 만수사라는 절을 추천한다. 초파일이 얼마 남지 않는 때라 연등으로 여기저기 단장을 하는 중이네. 발걸음 가볍게 천안 만수사 입구를 들어서 본다.

 

만수사에 들어서는 입구

멀리 대웅보전에서 부처가 나를 지켜보고 계신다. 저 나그네는 법당으로 들어오려 하는가 아니면 그냥 지나치는 중생인가. 부처도 내가 꽤나 궁금했을 터. 만수사 입구에서 사진만 찍으면서 어물쩡거리는 내 모습이 자꾸 거슬렸을지도 모른다. 한발 한발 사찰 안으로 들어서자 부처도 이내 함박 웃음으로 날 맞아준다.

 

천안에 입성하고 방문하는 첫번째 사찰이다. 천안 떠나 몇 년을 타지에서 생활하다가 이제야 고향같은 곳으로 돌아왔다. 천안은 내 마음의 고향이다. 여기서 젊은 시절을 보냈고 아이를 낳았으며 직장생활을 했다. 그래서 천안에 남다른 애착이 있는지도 모른다.

 

초파일을 맞아 정리된 연등

넓은 잔디밭이 연등으로 뒤덮이고 있다. 이제 곧 많은 사람들이 자신들의 소망과 희망을 염원하며 연등에 불을 밝히겠지. 나의 소망은 무엇일까? 부처는 내 염원에 관심이 있을까? 연등을 걸었다는 것 만으로도 사람들은 행복해 한다. 대만에서 풍등을 날리며 적었던 수많은 내 소원들. 아무것도 이루어진 것이 없지만 그렇다고 이루어지지 않을 것도 없다. 연등에 적은 내 소원은 희망이요 다짐이며 살아가는 지표가 될 것이다.

 

만수사의 주 법당인 대웅보전

부처가 한가로이 길을 걷다가 손님이 오면 재빨리 법당으로 들어간다. 가운데 계단은 부처가 황급히 법당으로 올라가야 할 때 사용하는 길이렸다. 수많은 시간 동안 부처가 자주 걷던 곳에 자국이 남아있다. 나도 따라 저 계단을 오르리. 부처의 한 걸음과 내 한 걸음에는 차이가 있겠으나 나 역시 계단을 오르며 부처에게 자비를, 중생에게 희망을, 세상의 평화를 갈구하련다.

 

대웅보전 올라가는 계단에 위치한 석등

석등이 아름다운 이유는 석등 옆으로 예쁜 꽃잔디가 피어있기 때문이다. 밤이면 석등이 불을 밝히며 계단을 오르는 중생들의 길을 밝혀주겠지만 사실 꽃잔디의 아름다움을 잃기 싫은 석등의 몸부림일 지어다. 한 낮의 석등은 말없이 자리를 지키고 있지만 밤이 되면 석등이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정확히 알고 있다.

 

대웅보전에 모셔진 세 분의 부처님

넓디 넓은 법당 안에 세 분의 부처가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가 나그네가 들어서자 근엄한 표정으로 자세를 잡는다. 법당에 들어선 나그네는 어설픈 합장을 하고 머리를 조아린다. 비록 자세나 형식이 맞지 않지만 부처는 특별히 뭐라하지 않는다. 그저 눈을 지긋이 뜬 채 나그네를 맞아준다. 법도에 어긋나면 어떠하랴. 합장하는 모습이 좀 어색하면 어떠하랴. 네가 무슨 마음으로 이곳을 찾았으면 어떠하랴. 모든 중생에게 자비와 깨달음이 있기를.

 

대웅보전 법당 안의 수많은 불상들
대웅보전 바로 옆 햇빛 가득한 장독대

저 장독 안에는 무엇이 들어있을까? 어린 시절 보물찾기 하면서 선생님은 장독 밑에 나뭇잎 밑에 보물을 숨겨 놓았었는데 부처는 장독 안에 무엇을 숨겨 놓았을까? 한 겨울 맛이 우러나도록 부처의 자비를 가득 담아 놨겠지. 동네 주민들이 퍼가도 퍼가도 닳아지지 않는 자비의 샘물을 담아 놨겠지. 뚜껑을 열면 봉인이 해제되듯 부처의 자비가 만수가 온 법당에 가득 퍼질 것만 같다.

 

세 분의 부처가 걸었을 대웅보전 앞 길

부처가 점심을 먹고 하릴없이 걸었을 길이다. 찾아오는 중생이 없으면 세분의 부처는 이곳 길을 걸으며 삼라만상을 이야기 했을 것이다. 영겁의 세월을 지나 우주의 별들이 새로 태어나고 지는 것을 보면서 인생의 덧없음에 대해 이야기 했으리라. 뒷짐지고 한발 한발 터벅거리며 오늘은 누가 법당을 찾아주려나 기다렸을 것이다. 부처가 산책하듯 걸었던 길에서 나도 뒷짐을 지고 한발 한발 걸어본다.

 

만수사 대웅보전 현판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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