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주조개 캐러 보령 죽도로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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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홀로 떠나는 여행

명주조개 캐러 보령 죽도로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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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의 마지막 휴일을 뭐할까 하다가 보령 죽도로 간다. 물때가 좋아서 명주조개를 캐러 간다. 명주조개를 밀조개라고도 부른다. 지도에서는 보령 죽도관광지를 입력하거나 보령 상화원을 입력하면 죽도로 안내해 준다. 지도에 표시한 장소는 죽도 관광지에서 아랫쪽인 요트경기장 방향을 바라보고 걸어 들어가라는 말을 하고 싶어서 표시를 했다. 하긴 도착하면 알 수 있다. 사람들이 다 어디에 모여 있는지. 그곳으로 가면 된다.

 

보령 죽도 진입하는 입구의 조형물

오전 10시 정도가 간조때라서 8시 30분 정도에 도착하면 충분하다. 명주조개는 한시간 정도만 캐도 충분히 캘 수 있다. 그 이상은 욕심일 뿐. 조금 일찍 도착하는 이유는 차량에서 내려서 화장실도 미리 다녀오고, 조개 캘 수 있는 복장과 장비를 챙기는 시간, 그리고 방조제 중간 부분까지 걸어가는 시간이 필요해서다. 시간에 쫒겨 정신없이 가는 것은 추천하지 않는다. 천천히 즐기러 가자. 조개는 많다.

 

물이 빠지기 시작하면 양쪽에서 조개를 캐기 시작한다.

이제 물이 많이 빠져나간 상태다. 양 옆에서 사람들이 물이 빠져나간 곳을 향해 좁혀 들어가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조금 더 물이 빠지면 이제 양쪽의 사람들이 중간에서 만난다. 이미 저분들은 한참 일찍 와서 명주조개를 캐고 있었을 것이다. 벌써 한 자루 이상을 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그분들은 거의 꾼이다. 나갈 때 보면 7자루에서 8자루 정도를 캐는 것을 보았던 기억이 있다.

 

벌써 많은 사람들이 명주조개 캐기에 열중이다.

특별히 어디가 좋다라고 말할 수가 없다. 밀조개라고도 부르는 명주조개는 남포방조제 앞 모래 바닥 온 동네에 다 퍼져있다. 다만 물이 빠지는 쪽으로 가까이 갈 수록 큰 것이 나온다는 것은 당연하다. 그리고 가운데 방향으로 갈 수록 큰 것이 나온다는 것도 맞다. 어떤 곳은 파보아도 거의 안나오는 곳이 있는가 하면 또 어떤 곳은 호미질 한번에 너 댓개씩 나오는 경우도 있다. 그러니 몇 번 호미질 해서 안나오면 과감하게 장소를 옮기면 된다. 그렇게 몇 번 옮기다가 무더기로 쏟아져 나오는 곳을 만나면 그 동네 전체를 파면 된다.

 

노다지를 찾으면 그 곳을 집중 공략하라

시작한지 10분도 안되었는데 명주조개가 많이 모여있는 곳을 찾았다. 그 전에 몇 번 옮겨 다니기는 했는데 그런 과정은 필수적으로 거친다. 파는 곳마다 많이 나오지는 않는다. 그래서 여기 저기 찾다보면 노다지를 발견한다. 그러면 저렇게 거의 한 장소에서 쓸어담는 행운이 온다. 조심할 것은 너무 호미질을 세게 하지 마라는 것이다. 명주조개는 생각보다 약한 녀석이다. 호미질 세게 하면 조개가 깨져버린다. 물론 깨졌다고 못먹는 것은 아니지만 이왕이면 깨지지 않도록 조심해서 긁어보길 바란다.

 

가족들과 추억에 남는 조개채취 체험

죽도 앞 남포방조제는 모래 바닥이다. 처음에는 푹푹 빠지는 듯한 느낌이지만 물이 어느정도 빠지기 시작하면 단단한 모래로 변한다. 그러니 굳이 모래를 힘줘서 팔 필요없다. 부드럽게 호미가 땅을 일구는 듯한 느낌으로 길게 호미질을 하면 된다. 그러면 뭔가 호미에 걸리는 느낌과 소리가 난다. 십중팔구 명주조개가 호미에 닿는 소리와 느낌이다. 그때 유심히 살펴보면 조개가 보인다. 이왕이면 바닷물이 조금 있는 곳에서 하면 훨씬 쉽다. 이유는 조개에 묻은 모래들이 바닷물에 씻겨 조개가 선명하게 보이기 때문이다.

 

욕심 부리는 것은 금물

한 시간도 채 되지 않았지만 그만 멈췄다. 더 캐봐야 의미 없다. 많이 잡으면 좋을 것 같지만 가지고 나올때 무겁기만 하다. 그리고 집에 가져가서 씻고, 해감시키고 끓이고, 조갯살 바르고, 다시 모래랑 내장 제거하고, 팩에 넣을 것을 생각해보라. 어느 정도 캤다 싶으면 과감하게 일어서라. 욕심 부리다가 "아이고 허리야"하면서 허리 두드려봐야 나만 힘들다.

 

삶아서 조갯살만 분리 후 해감해 준다.

밀조개라고 불리는 명주조개는 솔직히 해감이 장난아니게 힘들다. 3일간 바닷물을 계속 갈아주면서 온도를 맞춰 줘야 하는데 나는 권하지 않는다. 처음에 잡았을 때 바닷물로 헹궈서 모래를 제거해 주고, 집에 가져가면서 통에 바닷물을 담아서 가는 동안 해감하고, 도착하면 수도물로 씻어서 모래를 빼주고, 그리고 들통에 넣어서 삶으면 된다. 조개가 모두 입을 벌리면 꺼내서 조갯살만 발라놓은 후 손바닥으로 비벼주면 된다. 그러면 내장이 터지면서 모래가 빠져나온다. 비비면서 해감하는 과정은 나는 보통 4~5번 반복한다. 그러면 더이상 모래가 나오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 된다. 명주조개는 잡는 재미가 쏠쏠한 녀석이니 가족과 좋은 추억 만들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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