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가볼만한 곳, 보령 중대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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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홀로 떠나는 여행

충남 가볼만한 곳, 보령 중대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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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에 가볼만한 곳으로 보령댐 근처에 잇는 중대암을 골랐다. 보령댐을 둘러보다가 중대암이라는 간판이 나오는데 가까운 것처럼 표시되어 있어 일단 고고. 그런데 사실은 차량으로도 한참을 올라야 한다. 한참을 오르고 나면 그 이유를 알 수 있는데 가보기를 참 잘했다고 생각되는 곳이다.

 

중대암에 거의 다다르면 이곳에 주차

중대암 입구에 거의 다다르자 높이가 상당한 길이 나온다. 겨울 같으면 감히 시도하기도 힘든 오르막 길이다. 그곳에서는 걸어가도 충분한 거리여서 차를 주차해 놓고 천천히 걷기로 한다.

 

높이가 상당해 보이는 입구

옛날 사람들은 왜 이렇게 깊은 산 중에 절을 지었을까? 요즘처럼 차량이 있어서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거리도 아닌데 이런 산 중에 있으면 누가 찾아온단 말인가. 길을 오르면서 제일 먼저 든 생각이다.

보령 중대암은 2002년 대적광전 불사를 시작하여, 2010년 내부단청 및 기단불사하고, 2011년 비로자나부처님 신중탱화 불단 탁자 닷집 불사를 완료하여 2011년 10월 26일 준공 회양했다고 한다. 음... 대충 이해는 가는데 뭔소린지 모르겠다. 여튼 일단 걸어올라가 보자.

 

주 불전인 대적광전

이곳이 주 불전인 대적광전이다. 그럼 보령 중대암 년력을 살펴보자. 중대암은 신라 49대 헌강왕 4년(서기 879년) 무술년에 도선국사께서 개산창건 하시고 산 이름을 아미산이라고 지으셨다 한다. 중대암을 비롯해 위쪽에는 보현선원이라 불리는 상대암, 이래에는 하대암을 세우셨다. 그 후 고려 숙종 2년(서기 1097년)에 중수하여 산내의 남쪽에 지장암과 서쪽에 미타암이 있어 사출 규모가 수도선원으로 발전했다. 그러던 중 임진왜란 당시 일본군의 침입으로 사찰이 모두 전소되고 인근 피란민들이 중대암을 중심으로 뒤쪽 산골짝(적시골)과 남쪽 절골 등에 피란왔으나 사찰 전소 등으로 모두 피해를 봐 이름이 적시골이라고 전한다.

 

청정법신 비로자나불

대적광전에는 청정법신 비로자나불이 모셔져 있다. 편안하게 앉으신 모습인데 특이한 것은 두 손이 서로 맞닿아 있다는 것이다. 대부분이 부처님들은 한손은 무릎 위에 한 손은 어깨 앞에 위치하시는데 비로자나불 모습은 사뭇 다르다. 이유를 생각해 본다. 우주와 삼라만상이 결국은 하나임을 나타내는 것일까. 너와 내가 마음을 통하니 하나라는 뜻일까. 부처와 중생은 자비로 이어져 서로 하나다라는 의미일까. 비로자나불님. 저와 하나가 되어 주세요. 부처님의 자비를 베풀어 주세요.

 

비로자나불 옆에 모셔진 목조 관세음 보살

목조 관세음 보살님이 계셨다. 원래는 아래의 불전에 있었는데 지금은 요사채로 쓰이면서 대적광전으로 모셨다고 한다. 언뜻 봐도 몸에 비해 얼굴이 크게 표현되어 있다. 내 눈에만 그렇게 보이는 것일까. 목조 관세음 보살님은 나이가 어려 보인다. 어린 나이임에도 성숙한 모습의 부처님으로 보인다. 나이가 무슨 상관이랴. 깨달음을 얻었느냐가 중요한 것을. 자비를 베풀고 선을 행하고 모든 이를 교화시킬 수 있는 지혜가 필요한 거지 나이가 무슨 상관이랴.

 

산 정상으로 이어지는 등산로

대적광전 오른쪽으로 길이 있다. 등산로라고 쓰여 있는 것으로 봐서 산 정상으로 가는 길인가 보다. 이 길을 따라 오르면 맑은 하늘을 만날 수 있으려나. 부처의 자비가 쏟아져 나오는 하늘. 봄이 오는 바람이 밀려오는 하늘. 근심과 걱정이 구름처럼 밀려가고 개어있는 하늘. 그런 하늘을 만나고 싶다.

 

대적광전에서 바라본 서천 화력발전소

대적광전에서 뒤돌아서서 경치를 바라본다. 사진으로 담을 수 없다. 수많은 산과 산들이 있는데 그 산들 사이로 저 멀리 발전소의 굴뚝이 보인다. 보령화력발전소인가 싶었는데 알고보니 서천화력발전소라 한다. 신라시대 도선국사께서는 이런 위치를 어찌 아시고 이곳에 절을 지을 생각을 하셧을까. 대적광전에 계신 비로자나불께서는 날마다 이런 경치를 감상할 수 있으시겠구나. 손님이 오지 않아도 외롭지 않겠어. 저 멀리 서천까지 바라보고 계시니 수많은 중생들의 삶을 지켜보고 웃는 소리 아파하는 소리를 다 듣고 계시겠구나. 외로울 틈이 없을 것 같다.

 

처음에 용도를 몰랐던 나무 그루터기들

이게 뭘까. 궁금했다. 처음엔 빈 자리에 있길래 어떤 절터였나 싶었다. 그랬다가도 나무 기둥을 잘라놓은 건가 싶기도 하고 다양한 생각이 들었다. 나중에 알았다. 손님이 오시면 차 한잔 접대하는 곳이란다. 대적광전 주불전과 요사채만 있다보니 손님이 오시면 마땅히 모실데가 없었나 보다. 나무 그루터기에 걸터앉아 자연을 바라보고 쌍화차 한 잔을 마신다. 외롭지 않으셨을 비로자나불 옆에서 같은 방향을 바라보며 한적한 시간을 보내본다. 

 

들러준 나그네에게 건네 주신 쌍화차 한잔

중대암에 걸터앉아

              고요한 아침

 

산과 산 사이

나무와 나무 사이

사람과 사람 사이

 

그곳에 바람이 불고

햇살이 부서졌으며

자비가 내려 앉았다.

 

내려오는 길에 다시 바라본 중대암

터벅 터벅 산 길을 내려온다. 말없이 가득 주신 자비를 한아름 안고서 길을 내려온다. 뒤 돌아 중대암을 바라보니 부처도 중대암도 그 자리에 있는데 나그네만 빠져 나왔다. 또 찾아올 나그네를 위해 중대암은 또 하루를 조용히 기다리려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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