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가볼만한 곳. 오늘은 부여 미암사를 소개하고자 한다. 미암사는 부여와 보령의 중간쯤 위치하고 있다. 주소는 충남 부여군 내산면 성충로미암길 128번지 이다. 큰 길에서 약 1km정도 들어간 정도이고 차량으로 접근이 가능하도록 구성되어 있어서 이동은 편리하다.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석축 계단위로 수많은 불상이 서 있다. 모두 무슨 말을 하고 싶은 건지 모르지만 찾아오는 길손들에게 인사를 하는 것으로 보인다. 각 불상마다 영이 깃들어 있어 미암사를 지키고 있는 것인가. 찾아오시는 방문객에게 일일이 자비를 베풀어 주시고 계시는 건가.
주차를 하고 미암사에 들어가면 처음 맞이 하게 되는 것이 열반상이라는 터다. 원래 이곳에 와불이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데 지금은 아래로 옮겨 놓았다고 한다. 물어보니 이곳을 수리중이란다.
열반상 바로 아래 약수터가 있다. 사찰에서 약수터는 여러 번 봤었다. 이곳은 약수터가 외부에 노출되어 있지 않고 지하처럼 안으로 들어가는게 신기했다.
약수터 내부에는 신령님과 동자승이 있었다. 불자들이 바친 것들을 보니 사탕과 과자 종류가 많네. 어쩌면 동자승을 모시는 곳인가 보다. 그래서 동자승이 좋아할 만한 것들을 바치지 않았을까 생각이 든다. 오른쪽 아래로 약수물이 흐르는데 마셔보지는 않았다. 언뜻 봐도 많은 사람들이 이곳에 와서 약수물도 마시고 신령님과 동자승에게 약수를 떠 놓는가 보다.
전면을 보면 달마가 서있는 모습인데 밟고 서 있는 것이 무언가 궁금했다. 갈대라고 한다. 달마가 갈대를 꺾어타고 양자강을 건너 소림사로 향하는 모습이라고 한다. 달마는 남인도 항지국의 셋째 왕자인데 대승불교의 승려라고 알려져 있다. 사찰에서 달마를 직접 비에 새겨 놓는 경우는 흔치 않은데 이곳 미암사에서 달마상 대작비를 보게 되네.
그 옆에는 특이한 바위가 있다하여 살펴보니 저동리 쌀바위라 한다. 촛대바위, 부처바위, 음경석 등으로 불린다는 이 바위로 인해 미암사라는 절 이름도 쌀바위에서 유래하였다 한다. 쌀바위는 전체적으로 흰색을 띄는데 아래쪽으로는 마치 피로 물든 것 처럼 붉은색을 띄고있다. 표지판에 의하면 이 쌀바위는 석영이라는 광물질로 이루어져 있는데 자연 풍화로 인해 붉은색으로 물이 들었다 한다. 그런데 특이한 것은 이 쌀바위가 석영으로 이루어져 있어 원적외선이 방출된다는 거다. 그래서 각종 질병의 원인이 되는 세균들을 없애주어서 노화를 방지하고 신진대사를 촉진하며 성인병을 예방해 주는 역할을 한다고 알려져 있다. 신기하네. 조용히 다가가서 어루만져본다. 원적외선이여 나에게 마음껏 방출해라.
쌀바위에서 산신각이 마주 보인다. 날씨가 좋아서 그런지 산신각 문이 열려져 있다. 주위에 큰 항아리들도 보이는데 뚜껑이 많이 열려져 있었다. 오늘은 오랫만의 햇살을 모두 만끽하는 듯 하다. 산신각 바로 위로 햇살이 쏟아지고 있어서 역광으로 촬영이 될 뻔 했다. 산신각 내부를 유심히 보니 그 곳에도 동자승이 있다. 그리고 사탕과 과자류가 많이 선물되어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이곳은 동자승을 중요하게 생각하나 보다.
산신각에서 합장을 하고 작은 소원을 빈 후 미암사를 나온다. 미암사에서 아래로 다시 내려가 본다. 가는 길에도 수많은 불상이 길 가에 세워져 있다. 일일이 눈 맞춤을 하면서 내려가니 큰 건물이 하나 나온다. 그 건물 이름이 대지장전인데 조금 더 옆으로 가면 누워있는 와불을 만날 수 있다. 한 눈에 봐도 엄청 길다. 오른 팔을 이용해 머리를 받쳐들었으며 왼팔은 엉덩이 부분에 놓았다. 그리고 두 발은 거의 구부리지 않고 쭉 편 상태이다. 실제 내가 저렇게 누울 수 있을까 생각해 봤는데 쉽지 않는 자세다.
위쪽 미암사 열반상 터에 위치해 있었으면 더 멋지고 장엄했을 것 같다. 하지만 이곳에서도 얼마든지 충분히 감흥을 일으켜 준다. 얼마나 오래 누워 있었을까. 무슨 생각을 저리 골똘하게 하고 계실까. 사람들이 왔다갔다 하는데도 눈길을 주지 않으신다. 무념무상의 세계에 이르러 그 모습 그대로 계시는 것 같다.
미암사 부처께서
고요한 아침
그윽한 눈빛으로
비스듬히 누우신지 오래
영겁의 세월을
깊은 생각에 잠기셨네
열반에 들어가시며
나그네에게 한 말씀 하시길
힘들게 이곳까지 온 그대여
다가오지도 않을 걱정으로
걱정 속에 인생을 낭비하지 말게나
그대는 축복 받았으니
부처의 자비가 함께 하기를
미암사를 오면 처음 만나는 곳인지 아니면 가는 길에 마지막으로 들르는 곳인지 알 수 없다. 처음이자 끝인 곳 대지장전 건물을 본다. 일반 사찰에서 볼 수 있을만한 크기가 아니다. 불자들을 가르치고 교육하는 교육원 역할을 하는 곳인가 보다. 잠겨져 있어서 내부를 들어가 보지는 못했지만 틈 사이로 큰 불상과 악기들이 있다. 뒤돌아 내려오면서 와불에게 다시 한번 합장을 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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