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령 비오는 날 가볼만한 곳, 오천 선림사
본문 바로가기

나홀로 떠나는 여행

보령 비오는 날 가볼만한 곳, 오천 선림사

728x90
반응형

보령에서 가볼한 곳 중에 오천 선림사를 빼놓을 수없다. 보령에서는 가장 오래된 전통사찰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광천 방향에서 출발해서 주포 사거리에서 40번 국도를 타고 오천항 쪽으로 오다보면 선림사 표지석이 보인다.

 

40번 국도에서 볼 수 있는 선림사 표지석

선림사 표지석이 있는 곳에서 선림사까지 걸어가도 좋다. 10분 남짓 걸으면 선림사가 나온다. 하지만 여느 유명한 사찰 입구로 가는 길처럼 생기지 않았고 그냥 사람들이 사는 동네를 지난다고 생각하면 된다. 저 표지석이 있는 입구에서부터 완만한 오르막길 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비오는 날 우산쓰고 천천히 산책하면서 명상하기 좋은 곳이기도 하다.

 

선림사 표지석을 지나 조금 더 들어오면 갈림길이 나오는데 그대로 직진하면 선림사 그리고 오른쪽 길로 빠지면 도미부인 사당과 충청수영성 전망대로 이어지는 임도가 나온다. 선림사를 돌아보고 나오는 길에 도미부인 사당을 들러보면 좋다. 저 갈림길에서 가깝다. 그런데 충청수영성 전망대는 넉넉히 40분 정도 걸어야 한다. 아담한 임도로 쭉 이어져 있어서 산책하기에 딱이다.

 

선림사 입구에는 상사정으로 올라가는 갈림길이 있다.

선림사에 다다르면 또 하나의 갈림길이 나온다. 왼편으로는 일주문을 통해 선림사가 마주 보이고 오른 쪽 길은 도미부인을 기리는 상사정이 나온다. 상사정은 상당히 산길을 타고 올라야 한다. 산 정상에 상사정이 있는데 도미부인의 충절을 기리는 정자라고 생각하면 된다. 한 여름에 상사정을 천천히 올랐던 적이 있는데 땀이 얼마나 났을지 상상할 수 있을 것이다.

 

입구에 들어서면 처음 만나는 불상

입구에 들어서면 작은 바람에 같이 합장하는 풍경 소리, 나즈막이 흐르는 감로수 떨어지는 소리, 돌을 밟는 나그네의 발자국 소리만 들린다. 신라의 담화선사는 이곳 오천면에서 어떤 깨달음을 얻어 선림사를 창건하였을까? 천년이 지나 내가 다가올 것을 미리 알고 산속에 웅장한 둥지를 틀어 나그네에게 부처의 자비를 전달하려 했을까.

 

선림사 오층 석탑 위로 보이는 원통전

선림사는 보령에서는 정말 오래된 전통사찰이다. 선림사는 조계종 제6교구의 말사인데 신라의 담화선사가 창권했다고 한다. 이 곳의 위치를 보면 멀리 보이는 바다와 울창한 숲을 바라보면서 휴식을 취하고 있는 형국이다. 최근 지어진 것으로 보이는 오층석탑 위로 요사채와 원통전, 그리고 적묵당이 보인다. 

 

천년의 신비 약수터

어디선가 물 흐르는 소리가 난다. 천년의 신비 약수터라고 쓰여진 팻말이 있다. 머리가 맑아진다는 감로수다. 코로나에 묵은 체증까지 씻겨 내려주기를 바라며 들이켜 본다. 여느 생수와 다르다. 그동안 병에 담긴 생수물과 정수기에서 걸러먹던 물에 익숙해져 있던 차에 맛보는 새로운 맛이다. 겨울에 마시는 천년의 신비 약수는 청량함이다. 산 속을 헤메이다 목마른 사슴이 먹던 그 물이렸다. 산 바람에 신선한 공기는 폐부를 파헤치고 천년의 신비 청량한 감로수는 온 핏줄 속에 스며드네.

 

원통전 오른 쪽에 있는 적묵당

원통전을 마주했을때 오른 편에 적묵당이 있다. 조용히 들어가 명상하기에 좋다. 누군가 찾아왔을때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기에도 좋다. 뒷편에는 부엌이 있는 것으로 봐서는 손님이 오시면 차를 접대하는 곳으로 사용되는 것으로 보인다. 원통전에서 부처님에게 못다한 이야기를 나누는 곳이다.

 

원통전 내부의 삼존불상

원통전은 정면 5칸, 측면 3칸의 팔작지붕 건물이다. 내부에 삼존불상이 있고 후불탱화와 신중탱화가 있다. 목조 관음보살좌상과 목조 석가여래좌상이 있다. 선림사에서는 이곳이 주불전이다. 관세음보살이 모든 곳을 비추고 중생의 고뇌를 소멸해 준다는 의미로 원통전이라 한다. 사진 몇장 찍고 삼존불상을 멍하니 바라보고 서있는 나그네에게 부처는 그저 흐뭇한 눈웃음만 지을뿐 특별히 뭐라 말씀하지 않으셨다.

 

선림사 가장 뒤쪽에 있는 삼성각

삼성각은 어느 사찰에서 보든 선림사에서도 맨 뒤쪽에 위치해 있다. 원통전을 돌아 뒤로 돌아가면 삼성각이 나온다. 삼성각은 조선 철종 11년인 1860년에 박행원이 중수했다고 한다. 삼성각을 떠 받치고 있는 기둥을 보면 오래된 건물을 증명해 준다. 삼성각의 기중은 싸리나무로 만들어져 있다.

 

삼성각 내부의 모습

삼성각 내부에는 나반존자상이 모셔져 있다. 이곳 삼성각에서 간절하게 소원을 빌면 그 소원이 이루어진다는 전설이 구전되어 내려온다 한다. 이 이야기를 듣고 삼성각에 들어서서 어떤 소원을 빌까 생각해 본다. 나는 소원이 있기는 하는가? 한참을 생각해 본다. 날이면 날마다 소원이 생기고 사라지고 또 다음날 새로 생겨나니 내 소원은 과연 무엇일까. 소원이란 한 평생 꼭 이루고 싶고 목에 칼이 들어와도 지키고 싶고 눈을 감는 그 순간까지 꼭 달성하고 싶은 것이 소원이 아니던가. 그냥 바램이나 희망을 빌어본들 소용이 있을까 싶다. 내 소원이 무엇인지 한참 생각하다가 결국 알아내지도 못하고 삼성각을 나오고야 말았다.

반응형
LIS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