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령 남포방조제 밀조개(명주조개) 캐기 체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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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홀로 떠나는 여행

보령 남포방조제 밀조개(명주조개) 캐기 체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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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령 웅천읍에 멋진 바닷가 남포방조제로 간다. 밀조개 누군가는 명주조개로 알려진 식감 좋은 조개를 캐보러 간다. 호미하나 달랑들고 남포방조제에 있는 죽도에 도착하니 한겨울 찬 바람에도 많은 사람들이 벌써 진을 치고 있다. 눈 앞에 보이는 사람보다 저 멀리 보이는 사람들이 훨씬 더 많다. 여기가 밀조개 캐는 명당인가 보다. 아직 물이 덜 빠졌는데도 이만큼 몰리는 걸 보면 말이다.

 

 

멀리 보령 남포방조제 끝에 있는 요트경기장이 보인다. 죽도 쪽에서 접근하는 방법도 있는데 대부분의 사람들은 요트경기장 쪽에서 다가온 것을 보니 그 쪽이 더 명당인가 보다. 사람들은 명당으로 몰리는 것이 순리 아닌가. 그럼에도 나는 남포방조제 한 가운데 있는 죽도에서 걸어들어가기로 결정하고 죽도에 도착하였다.

 

보령 남포방조제 죽도 입구에 있는 죽도슈퍼다. 남포방조제에서 죽도에 진입하자마자 만나는 슈퍼다. 특별히 전화번호도 없고, 조용히 죽도를 지키고 있는 것 처럼 보이지만 주차장이 넓어 찾는 사람이 많다. 명주조개라 불리는 밀조개를 캐러 오신 분들이 주차해 놓기 좋은 곳이다.

 

죽도 슈퍼 바로 앞쪽에서 보면 죽도 입구 부분에 큰 조형물이 있는데 그 아래로 내려가면 된다. 그 길을 추천하는 이유는 모래사장 중간으로 걸어가려 하면 생각보다 쉽지 않다. 발이 푹푹 빠져서 마치 진흙탕 속을 걸어가는 느낌이기 때문이다. 어지간하면 죽도 입구의 조형물 밑으로 내려가는 것을 권한다. 그리고 바닥으로 내려간 후에도 모래사장을 가로질러 가면 안된다. 무조건 돌무더기 바로 근처로 걸어야 발이 빠지지 않고 수월하게 나아갈 수 있다.

 

 

내려서 걷다보니 한 무리의 사람들이 모여있다. 다들 모래사장에 얼굴을 파묻고 뭔가를 열심히 캐고 있다. 아직은 바닷물이 완전히 빠지지 않았음에도 손놀림이 바쁘다. 자세히 보니 다들 장화를 신었다. 맞다. 밀조개를 캐러 남포방조제에 오려거든 장화는 필수다. 가슴장화 까지는 아니더라도 장화를 신어야 밀려오는 바닷물에 신발이 젖을 염려가 없다.

 

 

사진처럼 저렇게 캐는 거다. 호미가 일반 호미가 아니다. 삼지창을 구부려 놓은 것 처럼 생긴 호미가 밀조개 캐는데 효과적이다. 바닥에 벌써 캐놓은 밀조개가 여러개다. 호미질 몇번만 하면 저만큼은 무조건이다. 바닷물이 약간 남아 있는 곳에서 캐는 걸 보니 그런 곳이 모래밭에서 밀조개를 구분하기 쉬운가 보다.

 

새로운 장비가 등장했다. 사각형의 뜰망이다. 밑이 숭숭 뚫어져 있어서 모래와 함께 밀조개를 사각형의 뜰망에 집어 넣었다가 휘휘 바닷물에 저으면 모래는 뜰망 아래로 다 빠져나가고 밀조개만 사진처럼 남게 된다. 나는 이제 구경하러 다가가는데 뒷편을 보니 벌써 꽤 많이 잡아놓을셨다. 놀때가 아니다. 나도 자리를 잡고 호미질을 해야한다는 조급함이 생기기 시작한다. 주변에 자리잡고 호미질을 시작해 본다.

 

호미질을 하는 만큼 명주조개라고 불리는 밀조개가 나온다. 시작한지 30분 만에 사진만큼 캤다. 작은 조개들은 버리고 나름 큰 것만 챙긴다. 작은 밀조개는 더 커서 오라고 놔주기로 했다. 굳이 작은 밀조개를 가져오지 않는 것을 추천한다. 나중에 알게 되겠지만 무겁고 귀찮기만 하다. 조금만 캐고 나오려 했는데 캐는 재미가 있어 한시간 반정도 호미질을 계속했다. 이정도면 충분하다. 욕심을 버리는 것이 좋다. 무거운 조개를 가지고 나오는 것도 문제이기 때문이다.

 

건너 편에는 엄청나게 많은 사람들이 밀조개를 채취중이다. 사람이 저리 많은데도 나중에 보니 다들 충분히들 잡으셨다. 내가 겨우 한시간 반동안 잡은 양이 적지 않았으니 몇 시간 호미질을 하면 얼마나 많이 잡을지 추측이 된다.

 

봄 마중

                 고요한 아침

 

봄이 오는 바닷가에 나홀로

호미 하나 달랑들고 갑니다.

 

모래 헤집는 호미질 소리와

혓바닥 빼꼼 내미는 조개들

 

봄이 다가오는 줄도 모르고

겨울 바다 모래만 헤집다가

 

결국 봄소식은 구경 못하고

겨울 조개만 무겁게 가져다

 

조개국 두어 주먹 끓였더니

국에서 봄 내음이 느껴지네

 

죽도 쪽으로 천천히 걸어나와서 다시 돌아본 남포방조제의 풍경이다. 햇살이 비춰서 그런지 금빛 모래사장에 사람들이 축제를 즐기는 듯한 형상이다. 날씨는 춥고 바람이 좀 불었지만 전혀 느끼지 못했다. 모래사장에서 조개를 찾는 눈빛이 빛나고 모래사장을 비추는 햇살도 빛나는 곳이다.

 

 

밀조개에 붙은 모래를 바닷물에 헹궈 잘 씻어내고 통에 담았다. 밀조개 해감을 하려면 바닷물을 많이 받아가야 하는데 나는 바닷물을 조금만 담았다. 살아서 집까지만 가면 된다. 밀조개는 해감이 쉽지 않다. 보통 3일 이상을 해감해야 하는데 가정집에서 바닷물에 3일을 담궈놓기가 만만치 않다. 그래서 나는 도착하는대로 삶아서 조개살을 분리할 예정이라 물을 조금만 받았다. 밀조개 해감을 위해 3일간 담궈놓는 것은 추천하지 않는 방법이다. 밀조개 해감하는 방법으로 삶는 방법은 다음 포스팅을 참고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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