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조개(명주조개) 해감. 삶아서 해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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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홀로 떠나는 여행

밀조개(명주조개) 해감. 삶아서 해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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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조개를 해감하는 방법 또는 명주조개 해감 방법을 검색해 보면 대부분 소금물 해감을 권하고 있다. 가정집에서 3일 넘게 소금물에 담궈서 해감하라고 하는데 생각하는 것보다 쉽지 않다. 특히 3일이라는 기간동안 조금만 잘못 방치하면 밀조개들이 모두 죽어버리는 결과를 초래하기 때문에 추천하지 않는다. 또한 다른 블로그를 살펴보면 3일동안 해감해도 해감율이 90%를 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밀조개 국 끓여 먹다가 몇 개의 밀조개에서 모래 씹히는 경우가 조금씩 있게 되면 그 순간 맛이 반감되므로 다른 방법을 찾아야 한다. 밀조개를 삶아서 해감하는 방법이다.

 

보령 남포방조제에서 잡은 밀조개

 

남포방조제에서 한시간 반이라는 시간동안 밀조개를 더 많이 캘 수 있었지만 굳이 필요가 없어서 들고 나올 수 있을만큼만 캐고 나왔다. 그런데 이것도 작은 양이 아니다. 밀조개를 캘때는 재미있지만 들고 나올 일이 대단하고, 집에 가지고 가서 해감할 일도 만만치 않다. 그러므로 명주조개라고 불리우는 밀조개를 캐러가서 불필요한 욕심을 부리지 않기를 권한다.

 

해감을 하기도 전에 쏟아져 나오는 모래들

바닷물을 조금 담아 왔더니 그 안에서 벌써 모래가 저만큼 빠져있다. 처음에 바닷물에 잘 씻어서 담아왔는데도 말이다. 3일동안 소금물에 밀조개 해감하는 작업은 만만치 않은 일이다. 그래서 나는 밀조개를 삶아서 해감하는 방법을 선택한다. 바닷가에서 밀조개를 잡아와서 바로 삶은 후 알맹이를 따로 분리하고 알맹이에 붙어있는 모래주머니를 제거해버리는 방법을 사용할 것이다. 밀조개 해감법 중에 가장 쉬운 방법일 수도 있다.

 

큰 들통의 2/3에 가득찬다

남포방조제 밀조개를 삶아서 해감하는 방법을 사용하기 위해 들통에 밀조개를 부었더니 반 정도가 넘게 찼다. 물을 자박하게 넣으면 된다. 너무 많이 넣을 필요 없다. 열기로 인해 다들 쪄지는 것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이왕이면 큰 것만 잡아왔어야 했는데 바닷물이 더 빠질때 캐지 않고 처음에 조금 작업하고 나오는 바람에 큰 것보다는 중간 크기의 밀조개가 많다.

시간이 지나 입을 벌리는 조개들

10분 정도 끓이니 거품이 올라오고 있다. 물이 따뜻해지면 "아. 따뜻하다"하면서 밀조개들이 입을 벌린다. 벌써 몇 개의 밀조개는 입을 벌리고 있는 것이 보이고 있어서 조금만 더 끓이기로 한다. 전체가 입을 벌릴 때까지 끓인다. 남포방조제에서 채취한 밀조개는 삶아서 해감할 때 나오는 국물이 매우 진하다. 

 

10분 정도 지나면 대부분 조개들이 입을 벌린다

저 정도면 충분하다. 대부분의 조개들이 입을 벌렸다. 너무 끓이면 조갯살이 질겨지므로 적당히 불을 끄고 그 열기로 모두 입을 벌리게 하면 된다. 불을 끄고 바로 세척작업을 해도 되고, 조금 식힌 후에 작업을 해도 된다. 조갯살 국물이 뽀얗게 우러나 있는 것이 보인다. 별도의 큰 냄비에 조개를 삶아서 나온 국물을 조심히 따라 놓아야 한다. 저 국물의 바닥에는 해감되면서 나온 모래가 많이 있을 터이니 조심해서 천천히 따라야 한다. 국물은 잠시 보관했다가 마지막에 조갯살과 한번 더 삶을 것이다.

 

조개 껍데기와 조갯살을 분리하는 작업

별도의 통에 조개들을 건지면서 조개 껍질과 알맹이들을 분리한다. 조개가 아직 식지 않은 상태에서 하는 것이라 뜨거울 수 있으니 조심해야 한다. 이 시간이 조금 오래 걸린다. 일일이 조개 껍데기와 조갯살을 분리하는 것이 시간을 소비하게 만든다. 괜히 많이 잡아와 봐야 힘들기만 하다. 조개 껍질은 버릴 것이므로 별도의 봉투에 넣거나 큰 통에 버려서 나중에 한꺼번에 버리는 방법이 있다.

 

손바닥으로 비벼서 모래주머니 제거를 해야 한다

한참을 작업하니 조갯살만 모였다.  이제 밀조개 해감에서 가장 중요한 모래주머니를 제거해야 하는 작업이 시작된다. 조갯살만 한움큼 쥐어서 두 손바닥으로 비벼주어야 한다. 조갯살에 붙어있는 모래주머니를 터트리는 작업이다. 예전에는 조갯살에서 일일이 모래주머니를 제거해 주었던 적이 있는데 시간이 생각보나 너무 많이 걸린다. 조갯살에서 모래주머니를 제거해주지 못하면 나중에 먹을 때 난감해진다. 그러니 손바닥으로 비벼서 모래주머니를 제거하는 작업에 공을 들여야 한다. 왼쪽의 노란색 물은 처음 한번 비비는 작업을 하고 난 후 씻었을때 나오는 물이다.

 

모래주머니를 제거할 때마다 나오는 조개 국물

밀조개 모래주머니를 제거하기 위해서는 최소한 세 번 이상 손바닥으로 비비는 작업을 해주어야 한다. 나는 혹시나 싶어 네 번 비벼주고 그 때마다 잘 씻어 주었다. 씻을 때 수돗물로 하라는 분들, 아니면 아까 끓였던 조개 국물로 씻으라는 분들이 있는데 조개 국물이 몇 번을 씻어도 될만큼 그리 많지 많고, 조개 삶았던 국물이 여전히 뜨겁다. 그래서 그냥 수도물을 사용했다.

모래주머니 제거 후 육수 맛을 입히는 작업

조갯살을 손바닥으로 세 번 이상 충분히 비벼주고 잘 씻어주었다면 이제 조갯살 국물에 다시 넣어 맛을 입히는 작업을 한다. 이 작업도 중요한 작업이다. 밀조개 해감에서 모래주머니 제거가 가장 중요하고, 조갯살에  조개 육수 맛을 입히는 작업이 두번째로 중요하다. 처음에 받아 놓았던 육수에 조갯살을 넣고 맛술을 한 스푼 정도 넣는다. 맛술을 넣는 이유는 바다 특유의 비린내를 제거하기 위함이다. 그리고 한 소끔 끓인다.

 

진한 육수 국물 맛이 일품

많이 끓일 필요없다. 맛술의 알콜향이 날라가고 조갯살에 조개 육수가 베어들 정도면 충분하다. 파르르 끓기 시작해서 2~3분이면 충분하다. 어떤 맛인지 국자로 조금 국물을 떠서 맛을 본다. 무슨 맛인지는 먹어봐야 안다. 엄청 깊은 맛이다 .밀조개 국물 맛은 바지락 국물 맛과 또 다른 맛이 난다. 조미료 넣은 적이 없는데도 깊은 감칠맛이 난다. 이 맛을 잊지 못하기 때문에 한겨울에도 남포방조제로 밀조개를 잡으러 간다.

 

조갯살과 육수를 따로 냉동실에 보관

밀조개 해감 또는 명주조개 해감의 마지막 작업이다. 해감한 조갯살에 대한 보관을 어떻게 하는가에 대한 단계다. 조갯살만 건져서 팩에 넣었다. 팩 하나에 너무 많이 넣지 말아야 한다. 최대한 얇게 펴는 것이 중요하다. 냉동실에서 보관하다가 필요할 때 꺼내서 바로 쪼개 넣을 정도가 되어야 하는데 조갯살을 두껍게 넣어 놓으면 녹는데 시간이 한참 걸린다. 그러므로 조갯살은 최대한 얇게 펴서 보관해야 좋다. 방금 끓였던 육수물에도 바닥에 작은 모래들이 남아있을 수 있다. 조심조심 걸러서 팩에 넣어 냉동시킨다. 이 육수물은 된장국 끓여 먹을 때 육수로 쓰면 특이하고도 깊은 감칠맛을 선사해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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