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개 때문인가. 대천해수욕장 도다리 낚시가 시원치 않았다. 포인트를 옮긴다. 대천해수욕장 낚시를 접고 무창포 방파제로 이동했다. 서해안은 만조가 되려면 아직도 두어 시간은 족히 남았다. 어제 무창포 방파제의 흰등대가 별로였으므로 오늘은 다시 빨간등대로 간다. 어제는 3월 서해안 방파제 낚시가 영 시원치 않았다.
3월 서해안은 낚시하기에는 해무가 여전하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무창포 방파제 앞 바다에 낚시대를 폈다. 오늘은 여행객들도 거의 없다. 안개와 파도 소리와 내면의 고독과의 시간이다. 어쩌면 이런 시간이 나에게는 더 소중하다. 그동안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나에게 맞는 역할과 척을 하느라 고생한 나에게 쉬는 시간을 주어야 하니 말이딘. 내가 듣고 싶은 노래 들으며 내가 먹고 싶은 커피 마시며 오롯이 나만의 시간을 가지리라.
나만의 시간은 잠시 깨졌다. 다른 팀에서 낚시하러 오셨는데 나와 이야기가 길어졌다. 3월 서해안 도다리 낚시 한다며 기대에 부풀어 왔는데 입질이 없다며 불평이셨다. 서해안 방파제 낚시라 잘 될줄 알았다면서 넋두리를 하신다.
무창포 해수욕장 Sunset 커피숖에서 아메리카노 한 잔 주문해서 커피 숖 앞 벤치에 앉았다. 이 곳은 커피 한 잔의 값어치가 백배가 되는 곳이다. 파도 밀려오는 소리 들으면서 해맑은 아이들의 웃음소리 들으면서 커피를 마실 수 있기 때문이다. 낚시가 아니더라도 이곳 무창포 해수욕장에 오면 으례 커피 한 잔 하는 곳이다. 해수욕장에 붉은 노을이라도 지면 그 분위기를 어이할꼬.
커피를 다 마시지 못하고 무창포 방파제 낚시터로 가져왔다. 안개 자욱한 방파제에서 갈매기 소리 들으며 다시 힐링을 한다. 3월 도다리 낚시는 잡히면 좋고 안잡혀도 그만이다. 잡아도 도로 놓아줄 거지만 지금 이런 한가로운 시간과 넉넉한 공간이 좋다. 주말에 집콕하는 것 보다 시원한 바다 바람 쏘이는 것이 힐링 아니겠는가.
무창포 방파제 흰등대와 빨간등대 사이에 자리를 잡았다. 저기는 뱃길이다. 그러므로 한 가운데 던져놓으면 배 운항에 문제가 생긴다. 그러므로 방파제 바로 근처에 채비가 떨어지게 만들어 배 운행에 지장을 주지 않아야 한다. 건너편이 빨간 등대인데 안개에 잘 보이지 않는다. 배가 다가오는 소리는 들리는데 배는 보이지 않는다. 안개가 심해서 가까이 와야만 배가 보인다. 안개 속에서 마치 유령선 나타나듯 불쑥 솓아 나오는 모습이 경이롭다.
만조가 다가오자 조사님 한 분이 살짝 오셨다. 빨간등대 끝 계단으로 슬슬 가시더니 웜을 가지고 캐스팅을 하신다. 웜 낚시 하시려나 보다. 멀리도 던지지 않는다. 20미터 안팎이다. 오신지 얼마 되었다고 웜 낚시로 금새 우럭 새끼 한 마리를 낚아 올리신다. 작다. 방생시켜 주신다. 우럭이 크기는 작아도 있기는 있구나.
5분도 채 안되어 웜 낚시로 우럭을 또 한마리 건져 올리신다. 이건 사이즈가 중급은 되어 보인다. 오늘 하루 종일 원투 낚시했던 것 보다 윔으로 슬슬 하는 것이 훨씬 낫네. 나도 조사님께 다가가서 사진 한 장을 부탁 드렸다. 이거 사진 찍고나서 바로 또 한 마리 올리셨다. 크기가 작아서 사진은 패쓰. 그런데 5분도 안되어 또 한마리 올리셨다. 여기는 웜 낚시 천국인가? 뒤를 보니 두분이 웜 연결해서 구멍치기 하려고 준비중이시네. 나도 다음에 올때는 원투 던져놓고 웜 채비해서 손맛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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