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의 마지막 날. 날씨가 온화하게 개인다. 휴일은 사람들을 설레게 한다. 삼일절 연휴까지 겹치니 서해 바다로 여행 온 여행객들이 눈에 띠게 많다. 어행은 항상 즐겁다. 2월의 마지막 날의 연휴인데 멀리 서해안 홍원항까지 우럭과 놀래미들이 떼지어 놀러 왔을 것이다. 그 녀석들도 휴일이잖아. 그럼 이 좋은 곳 서해안 홍원항에 놀러들 오겠네.
홍원항 방파제 낚시데크를 가려고 홍원항 수산시장 끝까지 들어왔다. 주차장은 벌써부터 만석이고 한참을 돌다가 겨우 한 자리 얻어 걸렸다. 오늘 느낌이 좋다. 홍원항이 모처럼 활기찬 모습이다. 코로나 이후 썰렁해지던 수산시장에 손님들이 많이들 몰려오셨다. 우럭과 놀래미들도 홍원항 낚시데크 주위로 몰려 오겠지. 떼지어 오너라.
입구에서 한참을 걸으면 홍원항 방파제와 이어진 낚시데크가 보인다. 2월의 홍원항 낚시데크는 사람을 흥분시키는 매력이 있다. 저기 위에만 가면 우럭과 놀래미들을 가득 낚아 올릴것 같은 느낌이 든다. 이 느낌이 적중하기를 빈다. 방파제와 이어져 있는 낚시데크는 바람 쐬러온 수많은 사람들이 으례 구경삼아 거쳐가는 곳이다. 이곳에 방문한 우럭과 놀래미들도 낚시데크 근처를 으례 구경삼아 놀러 오겠지.
낚시 오신 손님들이 이미 낚시 데크를 점령하고 있네. 군데군데 텐트도 설치되어 있는 것을 보니 가족 단위로 낚시 온 모양이다. 동서남북 사방으로 낚시대가 펼쳐져 있다. 어디로 던져야 하나 고민할 것도 없다. 두리번 거릴 틈이 있으면 일단 빈자리가 있는지 부터 찾아야 한다. 다행이다. 2월 방파제 낚시는 역시 자리 싸움이구나. 빈 자리가 한군데 있어서 무조건 자리를 잡았다.
낚시대 세대를 폈다. 2월 방파제 낚시니까 테트라포트 방향으로 내려 놓았다. 한참을 소식 없더니 맨 왼쪽 낚시대가 휘청 했다. 나도 봤고 구경삼아 지나가던 사람들도 동시에 느꼈다. "왔다"라는 탄성이 주위에서 쏟아져 나오고 나도 의기양양하게 챔질을 한다. 이런... 챔질하는 순간 바위에 걸렸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늦었나보다. 이 녀석은 그 잠깐 사이에 바위 속으로 숨어 버렸나 보다. 옆에 있던 사람들이 더 안타까워 한다. 분명히 물려 있는데 돌틈에 끼어 있으니 꺼낼 수도 없고 그냥 존버하기로 한다. 언젠가 나오겠지. 그러나 그 녀석을 물고 있는 초릿대는 계속 까딱거리기는 했으나 끝까지 나오지 않았다. 결국 끊었다.
그틈에 옆에 계신 팀에서 난리가 났다. 초릿대가 흔들리기 시작하고 사람들이 또다시 모여 들었다. 그동안 소식이 없었다고 하던데 드디어 함성 소리와 함께 2월의 마지막날 홍원항 낚시데크에 1호 녀석이 올라왔다. 나름 중간 이상 사이즈의 놀래미다. 낚시를 하는 사람뿐만아니라 홍원항 방파제에 구경오신 모든 사람들의 부러운 시선이 쏟아졌다. 곧바로 각각의 자리에서 전투력이 팍팍 향상되었다. 너도 나도 자신들의 낚시대로 다가가 몰려 들어오는 우럭과 놀래미들을 기다리기 시작한다.
그런데 어쩌나. 배 고프다. 아니 그냥 뭔가 먹고 싶다. 왜냐면 푸드 트럭이 수산시장 입구에 있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 홍원항 방파제 낚시 오면 저기 푸드 트럭 한번은 꼭 들러줘야 한다. 놀래미나 우럭보다 더 급한 오늘의 간식 타임. 오뎅과 핫도그. 한국의 길거리 음식 중에 오뎅과 핫도그는 진리다. 배가 고파서 먹는 것이 아니다. 맛있는 간식이니까 먹는다. 내가 오뎅 먹는 동안 우럭이랑 놀래미도 내 갯지렁이를 간식으로 먹으려 하고 있겠지?
시간이 흐른다. 홍원항 방파제 낚시 데크는 날씨가 좋아서 낚시하는데 큰 문제가 없다. 갑자기 가운데 초릿대가 화들짝 흔들어 댄다. 번개처럼 달려들어 어기여차 끌어 올려보자. 어허 놀래미로구나. 근데 사이즈가 심하게 작네. 구경오신 여행객들이 우루루 달려들더니 아쉬워 하신다. 사진 한장 찍어주려하니 이 녀석이 포즈를 잡네. 너도 나도 사진들을 찍으신다. 수고했다. 관광객들이 사진 찍는데 포즈 잡느라 수고 했으니 너는 방생이다.
그 다음으로 올라왔던 두번째 놀래미도 작다. 오케이. 그대도 방생해 준다. 그런데 초릿대가 또 다시 요동친다. 이번에는 좀 다른가? 끌어당기는 느낌이 있다. 드디어 놀래미 큰 녀석이 올라왔다. 묵직한 사이즈다. 오랫만에 손 맛 보네. 주위 사람들도 부러운 눈길들 일색이다. 또 사진 세례가 쏟아진다. 구경하시던 분들이 뭐냐고 묻기도 하고 사진 좀 찍어도 되냐고 하신다. 나도 사진 한 장 찍고 바로 방생해 준다. 잡는 것도 재미지만 놔주는 것도 일종의 재미다. 2월의 마지막날 홍원항 방파제 낚시 데크까지 왔으니 이왕이면 이거보다 더 큰 거 잡고 싶은데 .. 나만의 욕심인가? 2월 서해안 방파제 낚시에서 이정도 손 맛 봤으면 된것인데도 욕심이 난다. 그래. 그러면 3월에 홍원항 방파제 낚시데크에서 다시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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