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해안 겨울 2월 죽도 도다리 낚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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낚시대 하나 들고

서해안 겨울 2월 죽도 도다리 낚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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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이 잔뜩 흐리다. 일기 예보에서는 특별한 언급이 없었는데 역시 바다 하늘은 알 수가 없어. 죽도 선착장에는 낚시꾼이 아무도 없다. 제일 좋은 자리를 찾아가려 했는데 아직은 물이 조금 덜 빠졌다.

도착해서 마주한 죽도 선착장

선착장 위로 물살이 넘어 다닌다. 방금 빠져나간 물살의 흔적이 선착장 위에 고스란히 남았다. 욕심부리다간 갑작스레 넘어오는 물살에 큰일 날지도 모른다. 일정한 거리를 두고 자리를 잡자.

 

바다를 향해 첫 캐스팅하고 라인 정리

물살의 영향을 최재한 덜 받기 위해 낚시대를 높게 세웠다. 물살의 움직임에 초리대도 춤을 춘다. 일정한 리듬으로 흥겨워하는 춤이다. 그래. 너는 바다에 우뚝 서 있을 때가 제일 멋져. 오랫만에 바다 내음을 맡으니 신날만도 하지. 너도 들리니? 갯바위에 부딛치는 파도 소리와 잿빛 하늘을 가르는 갈매기 울음 소리.
도다리가 갯지렁이를 잡아물고 몸을 흔들어대면 너도 덩달아 신이나서 초리대를 흔들어 대겠지. 나 좀 봐달라며 흔들어대는 너의 춤은 내 심장까지도 떨리게 만드는 묘한 매력이 있어.

이어서 도착한 분은 낚시대 부터 다름

낚시대에 눈길을 뺏긴 사이 한 분이 오셨다. 얼른 봐도 고수다. 가까운 대천해수욕장에 도다리 낚시를 하러 오신 분들이 많다는데 일부러 죽도로 오셨네. 나 홀로 파도소리 들으며 고독을 즐기고 있었는데 심심하지는 않겠다. 오늘 한 수 하시겠는데요? 부탁합니다.

 

아직은 물살이 매서운 죽도 선착장

파도가 제법 일렁인다. 파도가 칠 때마다 선착장 위로 물살이 넘나든다. 발 밑에서 바다가 출렁거리는 모습은 언제봐도 경이롭다. 이 맛에 낚시하는거야. 사실 나는 도다리를 낚아 챈 초리대가 춤추는 걸 기대하고 있는데 파도가 더 신나서 춤을 춘다. 마침 이어폰으로 듣고 있는 라디오에서 신나는 노래가 나오네. Bad girl. 나도 질 수 없지. 너울거리는 파도를 바라보며 가벼운 마음으로 흔들흔들 춤을 춘다.

계속해서 다른 팀이 도착하고 도다리 낚시 시작


간조 때가 다가워지니 선착장 끝으로 한무리의 손님이 오셨다. 물이 거의 빠지는 타이밍에 가장 좋은 자리를 점령하고 낚시를 한다. 물살이 조금만 더 빠지면 등대가 있는 선착장 끝으로 가려고 했는데. 항상 느끼는 거지만 역시 인생은 타이밍이야.

첫 도다리 낚시 성공. 나름 크기가 있다.

 
옆에 계신 분의 손이 분주하다. 릴링을 하는 몸놀림이 사뭇 진지하다. 오.. 드디어 잡으셨네. 도다리 한마리 낚으셨다. 주위 사람들의 부러운 시선을 받으며 도다리를 들어올린다. 모든 낚시꾼들의 전투력이 급 상승하는 순간이다. 모두들 초릿대에 시선이 꽃힌다. 나도 할 수 있어...

 

결국 뒤돌아 어판장으로 온다. 가지가지 횟감들이 수조에 담겨져 있다. 침 꼴깍 넘어갈 우럭과 광어 그리고 도미와 그 친구들이 수조에 가득하다. 낚시하러 오는지 아니면 저 횟감 사러 오는지 어떨때는 헷갈리기도 한다. 이유야 어찌 되었든 오늘 저녁은 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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