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가볼만 한 곳. 보령 용궁사

충남 가볼만한 곳. 보령 용궁사를 다녀왔다. 겨울이 끝나가는 시점에 하늘은 맑고 바람은 조용하고 주위 새소리마저 잠든 용궁사를 찾았다. 어지러운 세상에 마음의 평화가 필요했나 보다. 나도 모르게 이끌려간 보령 용궁사.

 

 

충남 가볼만한 곳 중에 보령에 진입하면 청전저수지를 마주하고 용궁사가 있다. 큰 도로에서도 용궁사 지붕의 금빛 찬란한 부처님이 훤히 보인다. 아니 용궁사 지붕의 부처님이 큰 길을 바라보며 지나가는 모든 이에게 자비를 베풀고 있는 형국이다. 들어가는 길은 그리 어렵지 않다. 내비를 따라서 가면 길이 순탄하여 쉽게 도달할 수 있다. 충남 가볼만한 곳, 보령시 화산동에 위치한 용궁사다.

 

용궁사로 향하는 입구

네비의 안내를 따라가다 보면 용궁사 입구가 나온다. 겨울의 을씨년 분위기와 달리 지붕에 위치한 불상을 보며 감탄이 먼저 나온다. 진입로를 따라 들어가면서 시선이 자꾸 지붕 위 불상에 머무른다. 사찰의 지붕이 옥상처럼 있다는 것도 특이하지만 그 옥상 같은 지붕 위에 저 큰 불상이 있다는 것도 신기하다. 이 차가운 겨울 바람에 지붕 위에 계실려면 많은 고통을 감내하셔야 하는데 어찌 이 차가운 겨울 바람을 견디시나이까.

 

입구에 들어서면 보는 대웅보전

지은 지 오래되지 않은 것으로 보이는 대웅보전이 있다. 그리고 그 앞으로 연등이 자리하고 있는데 최근의 석공예로 보인다. 이것만 봐도 정성을 많이 들였구나 하는 느낌이 있다. 특이한 것은 지붕위에 불상이다. 그리고 지붕으로 올라가는 별도의 계단이 있다. 우리나라의 수많은 사찰과는 다른 형태이다. 그래서 더 신기해 보이고 묘한 느낌을 준다.

 

대웅보전 뒤에 존치된 약사유리광여래불

용궁사의 대웅보전을 돌아가보니 뒷편에 세 분의 불상이 존치되어 있다. 표지판을 보니 약사유리광여래불이라 되어 있다. 세월의 흐름을 간직한 듯 돌로 경계를 쌓았고 약사유리광여래불이 그 앞에 자리하고 있다. 약사유리광여래불 앞에 서니 나도 모르게 합장을 하게 된다. 님은 어떤 영험함이 있으시길래 나그네마저 합장하게 만드나이까. 한참을 멍하니 바라본다.

 

대웅보전 지붕 위 존치한 불상

 

용궁사

             고요한 아침

 

오늘도 님은

먼 산을 응시하고 계십니다.

 

찾아오는 객들이 있음에도

님은 더 많은 중생을 바라보고 계십니다.

 

어지러운 세상에
더 큰 자비를 베풀려고만 하십니다.

 

바람치는 곳에서도 님 덕분에

우리 모두 편안한 시절을 맞습니다.

 

그런데 궁금한게 있습니다.

부처님은 왜 항상 혼자 계셰요?

 

대웅보전 내부 바닥의 모습

용궁보전 한쪽 문을 열고 살며시 들어가 본다. 대부분의 사찰은 바닥이 나무로 되어 있는데 용궁사는 대리석이 깔려있다. 이건 무슨 뜻일까. 차디찬 바닥에 무릎꿇고 전심을 다해 불경을 되뇌이는 불자들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바닥은 대리석이다. 싸늘함이 느껴진다. 부처님께서는 왜 이리 차가운 곳에 게실까. 당신보다 더 어렵고 힘들게 삶을 살아가는 중생들의 마음을 헤아려서 당신도 차가운 곳에서 아픔을 함께 하시나 보다.

 

대웅보전에 모신 대리석 불상

대웅보전에는 세 분의 부처님을 모셨다. 불가에 대한 지식이 짧아 일일이 알 수는 없지만 세 분의 모습이 특이하고 서로 다르다. 가부좌를 한 다리 형상은 똑같지만 왼손의 위치와 모습 그리고 의미하는 바는 모두 달라 보인다. 특이한 것은 세 분의 부처님에게는 모두 빈 손이 있다는 것이다. 욕심 없는 사바의 세계. 깨달음을 담고자 하는 그 모습이다. 부처님을 조각한 석공은 세 분을 표현하면서 어떤 느낌으로 조각을 했을까. 얼굴의 미소도 눈 웃음도 입술의 그윽함도 모두 다르다. 부처의 자비는 한결 같은데 우리가 바라보는 부처의 모습은 모두 다르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