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비 (1) 썸네일형 리스트형 서울 봄에 가볼만한 곳, 벛꽃 가득한 석촌호수에 내리는 봄비 비가 내린다. 벛꽃 피어나는 석촌호수에 봄비가 내린다. 2호선 잠실역을 지나 봄비는 아무런 소리도 없이 조용히 내린다. 우산 위로 또르르 빗물이 구른다. 우산 뒤로 서러운 빗물이 떨어진다. 헤어진 연인이 그리워 말없이 홀로 걷는 남자의 등 뒤로 서러운 빗물이 흐른다. 암으로 아빠를 먼저 떠나보낸 긴 머리의 여인 어깨 너머로 눈물보다 더 진한 빗물이 흐른다. 석촌호수는 비를 기다렸는지도 모른다. 서러운 자들의 아픔을 씻어주려고 안타까운 사연들을 하나하나 감싸주려고 석촌호수는 비를 간절히 초대했다. 호수의 간절한 부름에 응답한 봄비는 연인들의 발끝에 구부정하게 걷는 노인의 허리 맡에도 골고루 스며들었다. 무심한 듯 호수를 걷는 여인의 머리카락을 촉촉히 적셔 주고 있다. 연인을 잃은 외로움에 서러운 비를 맞고.. 이전 1 다음